- 후쿠시마엔 분노하고, 평산엔 침묵하는 이중잣대… 국민 생명에 경계심조차 없는 정부
북한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에서 정화되지 않은 방사능 폐수가 예성강을 따라 서해로 흘러들고 있다는 사실이 고해상도 위성 《월드뷰-3》에 포착됐다. 침전지에서 배수로를 타고 검은 폐수가 외부 하천으로 흘러나가는 장면이 선명히 찍힌 위성사진은, 무언의 경고다. 이 폐수는 강화만, 경기만을 지나 서해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며, 일부는 임진강과 한강 수계를 통해 수도권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정성학 박사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이 폐수가 단순한 오염수가 아니라 방사성 물질, 중금속, 산성 폐수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강물의 색이 변하고, 탁류가 수십 킬로미터 하류까지 퍼졌다는 증언이 이어지며 국민 불안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한민국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위험이 경고음처럼 울려 퍼지는데도, 대응은 없다.
더 놀라운 것은 정부보다 더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 할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침묵이다. 불과 2년 전,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두고 “인류 최악의 재앙”, “방사능 테러”라며 단식 농성까지 벌였던 이들이 아닌가. 그때는 그렇게도 분노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조용한가. 일본엔 분노하고 북한엔 침묵하는 이중잣대, 국민은 납득하지 못한다.
후쿠시마 오염수의 삼중수소 수치는 WHO 식수 기준의 1/2000 수준이었다. 일본 정부는 국제 기준에 따라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방류했다. 반면 북한의 방사능 폐수는 어떤 정화 절차도 거치지 않았으며, 의도적인 구조적 방류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다. 위성사진에는 지하 터널과 배수로까지 설치된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다. 이는 명백한 해양 생태계에 대한 위협이자 국제적인 범죄 행위다.
그럼에도 정부는 “특이사항 없음”, “우라늄은 감시 항목이 아니다”라는 무책임한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군사경계선이라 조사할 수 없다고 둘러댄다. 정작 해양 방사능 감시 항목에는 우라늄이 빠져 있고, 예성강과 서해 북단은 감시망조차 갖추지 않았다. 정부의 이런 무대응은 무능을 넘어 방관에 가깝다.
방사능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폐수가 북한에서 왔든 일본에서 왔든, 위험은 같다. 국민의 밥상에, 식수에, 생명에 닿는 그 위험 앞에서 정치적 편향은 있을 수 없다. 핵폐수 앞에서 ‘내로남불’은 용납되지 않는다.
정부가 지금이라도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첫째, 해양 방사능 감시 항목에 우라늄을 즉시 추가하고, 감시망을 서해 북단까지 확대하라.
둘째, 위성자료와 지형 분석을 통해 방류 경로를 정밀 추적하고, 탈북민 등 내부 증언을 확보해 실태를 조사하라.
셋째, IAEA와 국제사회에 북한의 오염 실태를 알리고 공조를 요청하라.
정치는 계산으로 움직이지만, 정부는 책임으로 움직여야 한다.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 앞에서 침묵한다면, 그 정권은 존재 이유를 상실한 것이다. 지금도 폐수는 흐르고 있다. 지금도 한강 수계와 서해 생태계는 위협받고 있다.
국민은 지켜야 할 대상이지, 정치 도구가 아니다. 이재명과 민주당은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적 셈법이 아니라 국가의 책임감이다.
